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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뽀~츠/Sportiva

제41회 대통령배 고교야구 눈물의 결승-이형종 선수

이 경기를 보려고 그런 건 아닌데 마침 볼 것도 없고 하다가 우연히 9회말만 보게 되었다. 결승에서 9-8로 뒤진 팀의 마지막 공격이라니, 정말 기대되지 않은가! 두 학교에 아무런 연관이 없는지라 어느 족도 응원하진 않았지만 어느 샌가 특정 팀을, 아니 특정 선수를 응원하게 되더군.

동대문운동장에서 하는 마지막 경기인지, 대통령배에서만 동대문에서의 마지막인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고교야구는 예선전이 없어서 업셋이 많이 일어나고 신데렐라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는 봉화대기를 선호하긴 하지만 이런 경기를 마지막 부분이나마 보게 된 건 참 행운이었다.

고교야구의 재미라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야구를 향한 순수한 마음과 鬪志 . 그리고 터져나오는 감동...

경기는 어찌어찌해서 서울고가 광주제일고를 9-8로 앞선 가운데 9회말. 서울고의 투수는 이형종이라는 선수. 아마 서울고의 에이스이리라. 130여개를 던졌다는 캐스터의 말을 들으면서 지긋지긋한 혹사문제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그가 보여준 눈물의 역투란....ㅠㅠ

처음 봤을 때부터 팔도 제대로 올라가지 않았고 힘들어하는 표정이 역력한 가운데 제구가 되지 않아 사구(HBP)를 내주고... 그리고 결국 끝내기 안타를 맞고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말아버린 이형종 선수.

이미 그는 동점타를 맞았을 때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 것이다. 메이저대회 결승 9회말, 1점 앞선 가운데 모든 것을 혼자서 책임져야할 운명에서 이미 자신이 가진 전부를 하얗게 불태워버린 마운드의 외로운 에이스. 그리고 walk-off... 어린 선수가 감내하기엔 너무나 큰 고통이리라.

이형종 선수의 오늘의 눈물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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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꿇고 울어버린 이형종 선수

 오늘의 경기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기 힘든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