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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껄렁한 이야기/부귀영화

블라인드 사이드 (The Blind Side, 2009) 스포츠 영화로 알고 본 영화였는데 그냥 풋볼은 양념, 소재로만 쓰인 감동적인 가족 드라마이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존 리 핸콕 감독은 이미 예전에 "루키"란 영화를 연출하면서 야구를 매개로 한 잔잔하고 따뜻한 감동의 스토리를 선사한 바 있다. 이야기는 간단한데 결손가정 출신의 마이클 오어를 리 앤이라는 부유한 계층, 공화당 지지파에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여성이 돌보아주며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 결국 NFL에 드래프트되는 결과는 낳는다는 것이다. "블라인드 사이드"란 쿼터백의 사각지대로 주로 오펜시브 라인의 레프트 태클이 보호해야 하는 지역을 의미한다. 마이클 오어는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적성평가에서 학습능력은 턱없이 낮지만 보호본능은 98%에 이른다. 이처럼 높은 보호본능은 쿼터백을.. 더보기
아메리칸 갱스터 (American Gangster) 2008년 새해 첫날에 본 영화는 다. 젊으나 늙으나 남자들은 갱 영화를 '적어도' 싫어하진 않는다. 아마 권력을 지향하고 힘을 과시하길 내심 원하기 때문에 법이라는 강력한 틀조차 기볍게 무시하는 무법자같은 갱들의 이야기는 반면교사로 삼기도 하지만 은연 중에 주인공에게 자신의 모습을 치환하면서 일종의 희열과 쾌락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걸작으로 칭송받는 일련의 갱스터 영화에는 단순한 폭력과 권력투쟁을 뛰어넘는 무엇인가가 있다. 가 그렇듯, , 같은 것들 말이다. 이쯤되면 갱스터(Gangster) 영화는 갱스타(GangStar)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당연히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 텔레비전 광고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의 감독으로 소개되지만 그는 혹은 으로, 아니면 으로 대변되.. 더보기
색, 계 (戒│色) 원래 "마이클 클레이튼"을 보러 갔다. 아니, 봤다. 하지만 기대한 만큼의 재미를 얻지 못했다. 기대가 컸기 때문이었을까. 어느 아침 무료신문의 개봉영화 리뷰를 통해 걸었던 기대는 영화를 보는 내내 그것이 기사를 가장한 전면광고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스럽고 부족한 기억을 되뇌이는데 영화 러닝타임을 소비하게 했다. 그러다 밀려오는 잠을 밀어내느라 다시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영화를 보는 동안 내가 실제 졸았는지를 가늠하지도 못할 만큼 몽롱한 시간이 계속 되면서, 그리고 어느 순간 영화의 줄거리를 좇는데 거의 실패하면서 줄곧 드는 생각은 '영화 끝나고 뭐하지'하는 것이었다. 매표 대기소에 있는 엑스박스 NBA 2K7를 다시 해볼까, 배도 슬슬 고픈데 뭐 좀 먹을까 등등... 그러다가 오.. 더보기
아는 여자 처음 장진의 영화를 본 것은 "기막힌 사내들"이었다. 그리고 남은 감상은 이 영화 굉장히 낯설면서 웃기는데...하는 것이었다. 홍상수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처음 접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돼지가..."의 경우는 첫 느낌이 참 영화같지 않은 낯섦과 건조함이었고 "기막힌 사내들"은 톡톡 튄다하는 느낌에다가 감독이 참 재기발랄하리라는 추측이 있었다. 하지만 과연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이 다시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찍는다면 과연 어떤 영화가 나올까 하는 흥미로움이 겹쳤고 나의 기우는 이내 "간첩 리철진"으로 해소되었으며 그 영화를 보며 나는 낄낄거렸다. 그 감독은 내가 군대에 있을 때 "킬러들의 수다"란 영화를 찍었으며 난 당시엔 그 영화를 보지 못했다. 물론 그 영화는 나름의 흥행을 했.. 더보기
본 얼티메이텀(The Bourne Ultimatum) 와 를 안 본 사람에게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지만 두 편을 본 사람이라면 스포일러랄 것도 없음 올해는 유난히도 시리즈의 3편을 장식하는 영화들이 많았다. 슈렉, 스파이더맨, 캐리비안의 해적... 또 뭐가 있었지?...암튼 올해에 트릴로지를 완성한 시리즈의 최고는 아무래도 이렇게 박터지는 싸움에서도 결국은 무주공산이었던 초여름을 살짝 비껴선 "제이슨 본"인 것 같다. 20세기 첩보영화의 대표주자가 JB였다면 21세기의 초반을 대표하는 첩보영화의 주인공도 여전히 JB다. 비록 전자는 James Bond이고 후자는 Jason Bourne라는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아니 그 둘 사이에는 더 큰 간극이 존재한다. 본드가 친정부적이었다면 본은 반정부적이며 본드가 여러 여자를 마다하지 않는 박애주의적 바람둥이지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