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시껄렁한 이야기/끄적끄적 긁적긁적

국어유감 세 번째

자, 세 번째 국어유감이다.

간혹, 아니 자주 "든지"나 "든가"를 써야할 곳에 "던지", "던가"를 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네가 무엇을 하던지 상관하지 않겠다."

"아, 귀찮으면 하지 말던가"

"내가 무엇을 하던 말던 네가 왜 그러니?"

"술이나 한 잔 하고 가던지"

"든지"와 "든가"는 보통 선택에 관련하여 쓰이는 말이다. 반면 "던지", "던가"는 과거의 일을 말할 때 쓰인다. 그러므로 위의 말은 각각 "하든지", "말든가", "하든 말든", "가든지"로 바꾸어 써야 한다.

"던가", "던지"는 "내가 문을 잠그고 나왔던가?",  "그 해 겨울이 따뜻했던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와 같이 "던지", "던가"의 앞에 과거형이 동반하여 쓰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니, 아마 반드시 그러할 것이다. "그가 그렇게 얘기 하던가?"(→"얘기 하였던가"의 줄임) "여봐, 김 대감이 그냥 가던가?"(→"그냥 가고 있던가"의 줄임) 이렇게 말이다.


다음으로 "~" "~"의 차이다.

내가 직접 겪은 일을 말할 때는 "무엇무엇하데"라고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하거나 간접적으로 전달할 때는 "무엇무엇하대"라고 한다.

"~데"는 "~더라"의 준말로 볼 수 있고, "~대"는 "다더라"의 뜻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그 영화 재밌데"는 내가 직접 그 영화를 보고 말하는 것으로 "그 영화 재밌더라"의 의미이고, "그 영화 재밌대"는 누군가가 그 영화를 보고 재밌다고 말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그 영화 재밌다고 하더라"의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