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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껄렁한 이야기/끄적끄적 긁적긁적

하우스 (HOUSE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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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늦게 TV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보니 난데없이 공중파에서 <하우스>를 방영하는 것을 보게 됐다. 이제 시즌 1인데다가 1편 파일럿이었던지라 기억이 새로워지는 맛도 있고 더빙된 목소리를 들으니 약간은 생소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베로이카 역으로 나온 배우도 환자 역으로 나와 반갑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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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알려졌다시피 <하우스>는 기본적으로 셜록 홈즈에서 모티브를 따온 거란다. 셜록 홈즈(Sherlock Holmes) 와 그레고리 하우스(Gregory House).."홈"과 "하우스"로 연결되는 이름이 그 근거라는 주장은 약간 무리가 있는 것 같지만 셜록 홈즈에게 절친한 친구 와트슨 박사가 있었고 닥터 하우스에겐 제임스 윌슨이란 친구가 있으며 닥터 하우스는 진단의학과란 팀에서 환자의 알 수 없는 증상들에 진단을 내리는데 환자의 병이나 행동 등을 통해 환자의 사생활까지 추리하여 알아맞히는 것을 보면 꽤 설득력이 있기는 하다. 브라이언 싱어나 데이빗 쇼어나 제작진의 누군가가 직접 그런 언급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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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팍하고 못된 심보를 가진 하우스는 실력 하나만은 끝내준다. 사진에서 보듯 하우스는『모든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라는 전제를 갖고 있다. 바람을 피운다든지 성매매를 했다든지 마약을 한다든지 그 밖에 많은 경우에 있어서 사람들은 감추고 싶어하지 않는가. 게다가 많은 정보의 바다에 빠져있는 현대인들은 스스로를 준의사로 여기기 때문에 사소한 것들을 경시하고 의심이 드는 것들에 대해서만 떠들어대지 않는가! 그런 이유로 환자와 직접 대면하는 것을 꺼리면서 자신이 원하는 진실을 알기 위해 환자의 집에 무단침입하는 것도 서슴치 않는다. 도덕적, 윤리적으로, 더불어 법적으로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그가 병원에서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그의 신실한 동료이자 친구인 종양학 박사 제임스 윌슨이 헌신적으로 도와주는 데다가 가장 강력한 지원군인 리사 커디 박사가 병원장이란 직책과 권한으로 그를 변호해주기 때문이다. 커디가 우군인 이유는 물론 하우스의 천재적 재능 때문이기도 하지만 애증이 얽힌 복잡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우스의 진단의학팀에는 신경학박사인 에릭 포먼, 면역학 박사인 앨리슨 캐머론, 저명한 의사이자 부자인 아버지를 둔 로버트 체이스가 있다. 시즌이 넘어갈수록 명확해지지만 간단히 말하면 포먼은 하우스의 실력은 인정하지만 자기 주관이 뚜렷하기에 자주 하우스의 진단에 의문을 표시하는 비판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점점 자신도 모르게 하우스를 닮아가는 스스로를 발견하기도 한다. 반면 체이스는 하우스의 실력에 탄복하며 하우스의 말에 거의 수긍하고 찬성하는 쪽이다. 그리고 캐머론은....예쁘다....하핫... 캐머론은 인간에 대한 예의를 중시하며 매우 감성적이며 박애주의적이고.... 착하다.  예쁜데다 착하기까지... 그래서 캐머론은 항상 하우스에게 인간다워지라고 애원하면서도 하우스를 측은히 여기며 윤리적으로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환자의 여러가지 증상을 두고 무슨 병이네 하면 어떤 증상이 설명이 안되고 그 증상을 설명하기 위해 다른 병명을 대면 또 다른 증상이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갑론을박이 자주 연출되는데 나는 거의 못 알아듣는다. 케이블방송과 공중파방송에서 친절하게도 어려운 단어나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단어에 주석을 달아주기도 하는데 그걸 읽어내기도 벅차게 자막은 빨리 지나가 버린다.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보는 편이 나을 듯도 하다.

  나는 별로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다. 유치원 때 바이크에 치인 것을 빼고는 크게 다친 적도 없을 뿐더러 여간 아픈 것 가지고 병원을 찾지는 않는다. 가끔 농구하다 발목이 돌아가는 경우(왜 내가 발을 내딛는 곳엔 항상 누군가의 발이 있는지, 원...)가 있는데 얼음찜질과 한방의 침술로 치료를 할 뿐이다. 그런데 만약 내가 몹쓸 병에 걸리게 된다면 하우스를 찾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적 모멸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몸이 낫는다는데. 아프면 그 사람에겐 의사가 잠시나마 현실적인 신(神)이 되지 않는가. 그래서인지 하우스는 신과 대결을 하게 되는 에피소드도 있었더랬다.
 
  <하우스>의 재미는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하우스가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와중에 그들이 앓는 병이나 증상으로 추리한 진실이다. 외래진료 중에 나오는 그런 소소한 추리력 발산이나 입원환자들의 증상에서 유추한 진실들은 어쩐지 불편하면서도 제3자가 보기엔 더없이 통쾌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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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h Laurie


  이제 막 시즌 4가 방영되기 시작했는데 시즌 3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하우스의 팀원들은 모두 떠났다. 하지만 그들이 돌아오는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이는 가운데 어떤 이유로 돌아오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냥 마냥 기다리면서 보면 되지, 뭐.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인성에 문제가 많은, 하지만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하우스"란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는 휴 로리Hugh Laurie는 영국 출신으로 이튼 스쿨과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인류학 학위를 가진 지성파라고 한다.